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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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감기를 오랫동안 앓았던 초등학생 환자를 ‘격팔상생역침’ 1개로 치료했다. 환자의 어머니가 이런 말을 전해왔다. “오랫동안 감기에 걸려 기침을 했는데, 약을 먹고서도 치료가 안 되다가, 가느다란 바늘 하나가 피부를 따끔하게 뚫고 들어가, 왜 기침이 줄고 감기가 치료되는지 신기하다. 더군다나 주사처럼 약물을 넣은 것도 아니고….” 사실 한의대에서 학과과정과 치료방법으로 그리고 경혈학 이론을 통해 침(鍼)이라는 것을 배운 의원으로서 이처럼 기초적이고 생활에서 느끼는 직접적인 호기심과 생생한 의문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환자 어머니의 이야기는 굉장히 새롭게 귀에 들어왔다. 병에 걸렸을 때 복용하는 약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에 대한 설명은 동서양이 다르다. 먼저 서양의학은 약을 복용한뒤 소화를 하면서 나타내지는 약물의 성분과 이들이 인체에 미치는 생화학적 영향을 위주로 약리학을 이해한다. 특히 인체의 신경세포나 근육에 어떤 정보를 주어 통증을 줄인다든지, 기능을 조절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것이 큰 비중을차지한다. 동의학은 기미론(氣味論)이라고 하여 그 약이 가지는 4가지 성질과 5가지 맛으로 약리를 설명한다. 4가지 성질로는 승강부침(乘降浮沈)이라고 하여 올라가고 내려가며 뜨고 가라앉는 구별을 이야기한다. 또한 5가지 맛으로는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종류가 있으며 이들이 각기 인체의 장부와 기능에 구별되는 영향을 준다고 얘기한다. 관점의 차이는 있으나 동·서 의학 공히 복용하는 약의 물질적인 속성을 중시하였음에 틀림없다. 또한 그러한 물질적인 차이가 인체의 신호전달 체계에 영향을 주어 인체 기능을 조절하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침은 약물에 담갔다가 쓰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기침을 멎게 하고 막힌 코를 뚫어주는 것일까. 침을 통한 자극은 물질을 주입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인체의 기능을 현격하게 조절하며 신경전달에 관여하는 물질들을 파생시키고 내분비 등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많은 실험을 통해 밝혀져 왔다. 가느다란 쇠붙이를 피부에 잠시 꽂아두는 물리적 행위가 물질들을 파생시키고, 그로 인해 여러 치료효과와 인체 기능을 조율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환자의 어머니 얘기대로 새삼 놀랄 수 밖에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약을 먹지 않고도, 약물을 주사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약리작용과 그를 능가하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니 옛사람들이 ‘일침이구삼약(一鍼二灸三藥)’으로 중요성을 나눈 것이 이해가 된다. 더군다나 현대의학에서 골칫거리인 항생제의 내성이라든지 약을 복용하며 나타나는 간기능의 저하, 위장의 병변과 같은 부작용이 적으니 얼마나 효율적인가? 이제 침을 단순히 한의학의 오랜 전유물로만 가능성을 국한시키지 말자. 현대에는 오히려 서양에서 침의 원리에 대한 탐구와 실험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음을 상기하자. 고전의 자료와 부모님 세대에서 들었던 침법의 전설같은 효과들은 과장된 것이 아니며 현대에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질병과 침법의 역할을 앞으로 조망해 보고 다가오는 시대의 많은 질병의 예봉을 꺾어갈 가능성을 그려보고자 한다. 차서메디칼한의원 원장 hshine@bangha.or.kr [문화일보] 2004-06-25 () 00 22면 판 1527자 스크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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